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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다음날 숙취와 두통, 타이레놀 먹어도 될까?

by Dr Ryu 2023. 4. 12.

타이레놀의 뒷면에는 검은색 네모 박스에 술을 마시는 사람은 반드시 약사와 상의하라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 숙취로 인한 두통이 발생하면 타이레놀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간을 망가뜨릴 수 있는 위험한 습관입니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음주 후 발생된 숙취 및 두통 해소의 용도로 복용해도 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타이레놀의 유효성분,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의 대표적 유효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은 해열 진통효과를 가져 두통, 치통, 생리통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과 더불어 대표적인 해열진통제 성분입니다. 국내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고,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집에 하나쯤은 상비해 놓고 감기나 몸살 기운이 있을 때 하나씩 복용하는 약물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작용 기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소비되고 역사가 긴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아세트아미노펜의 작용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은 NSAID(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계열 약물과 마찬가지로 COX(Cyclo-oxygenase)의 작용을 억제하여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COX의 작용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습니다.

COX-1은 위벽을 보호하고 혈액 응고를 조절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에 관여하고 COX-2는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에 관여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COX-2의 작용을 억제하여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세로토닌의 합성을 증가시켜 신경계의 아세틸콜린 농도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고통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은 COX-1의 작용까지 저해하여 위 자극이나 위 점막의 손상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의 위험성

술 마신 다음 날,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필자는 어젯밤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지고 잠들었다가 평소와 같이 아침에 일어났는데, 감기 기운과 숙취로 인해 두통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집에 있는 감기약들은 모두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되어 있는 제품들이었습니다. 약을 안 먹고 있는 필자를 보며 필자의 어머니는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고, 필자는 어머니에게 술 마신 다음 날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알코올 대사 과정

음주를 하면 알코올이 간에서 알코올 탈수소 효소에 의해 대사 됩니다. 알코올은 1. 알코올 탈수소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로 전환한 다음, 2.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 효소에 의해 아세테이트라는 무해한 물질로 전환됩니다.

아세트아미노펜 대사 과정

한편,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의 대사 효소 CYP2 E1에 의해 대사 됩니다. 만약 이때, 알코올이 간에 존재하면 CYP2 E1 효소의 활동을 유도하여 NAPQI(N-acetyl-p-benzoquinone imine)라는 독성 대사물의 생성을 증가시킵니다. 일반적으로 NAPQI글루타티온이라는 항산화제에 의해 빠르게 중화되어 독성이 없어지지만, 술을 마시면 알코올에 의해 글루타티온 분비가 감소하게 됩니다.

술 마신 직후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것은 괜찮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술을 마신 직후에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은 괜찮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간의 대사효소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알코올 두 가지를 분해해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알코올을 먼저 분해하므로 NAPQI가 오히려 덜 생성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술 마신 다음날 머리가 아프다고 두통약을 찾을 때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대사에 의한 독성물질의 생성이 증가하므로, 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다른 성분의 진통제를 찾는 것이 권장됩니다. 하지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이 아세트아미노펜의 대안으로써 아스피린과 이부프로펜을 복용한다면, 이 또한 위장관 출혈 및 위 점막 손상과 같은 부작용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술을 안 마시는 것이 최선입니다.

 

맺음말

아세트아미노펜은 오래 복용해도 부작용이 적은 편에 속하는 안전한 약물입니다. 그러나 하루 최대 4,000mg을 초과하여 복용하거나, 음주 후 복용 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음주량이 얼만지,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 음주 후 시간이 얼마나 경과했는지, 다양한 변수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의 독성 대사 물질은 우리 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권장되는 것은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된 약물을 복용할 때 술은 기본적으로 멀리하는 것입니다. 해당 약물뿐만 아니라 모든 약물은 술과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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