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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의 가능성과 윤리적 논쟁, 유도만능 줄기세포(iPSC)의 등장

by Dr Ryu 2023. 6. 19.

2021년 저명한 과학 저널 (Cell)’ 지에 발표된 한 연구가 실험 윤리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해당 논문은 인간 줄기세포를 원숭이의 배아에 주입하여 혼합 종 배아를 대상으로 한 키메라 실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연구를 이끈 벨몬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 가능 장기의 심각한 부족 현상에 대안을 제시하고, 초기 인간의 발달, 질병 진행, 그리고 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고 말하며 인간의 건강을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인간-비인간 키메라 배아가 인간인지 아닌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줄기세포 연구가 어떤 부분에서 윤리적인 논쟁거리가 되는지,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줄기세포

줄기세포(stem cell)는 전능세포(pluripotent cell)를 지칭하는데, 이는 배아 또는 성체에 있는 여러 종류의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미분화세포를 의미합니다. 줄기세포의 종류로는 인간 배아를 이용한 배아 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s)와 혈구세포를 끊임없이 만드는 골수세포와 같은 성체 줄기세포(adult stem cells), 그리고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cells)가 있습니다.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Stem Cell)

배아줄기세포는 남성의 생식세포인 정자와 여성의 생식세포인 난자의 수정으로 생성된 수정란에서 유래하는 줄기세포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로 성장할 때 약 2조 개의 세포가 생기는데, 배아줄기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아줄기세포는 대량증식이 가능하며 거의 모든 신체세포로 분화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분화조절이 어려워 암세포가 될 가능성이 있어 기술의 정밀함을 요하며, 수정란의 파괴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성체줄기세포 (Adult Stem Cell or Tissue-specific Stem Cell)

성체줄기세포는 신체 각 조직에 극히 소량만 존재합니다. 이는 특정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로, 골수세포는 혈구세포로, 피부줄기세포는 피부로, 후각신경세포는 후각신경세포로만 분화되도록 정해진 세포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다능성 조혈모세포가 있습니다. 성체줄기세포는 분화가 안정적이어서 암세포로 변화할 가능성이 적고, 이미 임상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심지어 수정란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인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는 얻을 수 있는 줄기세포 수가 적고, 배양이 어려우며 특정 세포로만 분화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고, 면역 거부 반응 때문에 기증 혹은 공여가 어렵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 cells, iPSCs)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는 신체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성질의 줄기세포로 역분화시켜 얻어냅니다. 2006일본의 과학자 야마나카 신야는 최초로 쥐의 섬유아세포(fibroblast)를 역분화시켜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세포를 만들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2007년에는 야마나카와 미국의 톰슨이 인간의 체세포를 이용해 iPSCs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기술은 환자 본인의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줄기세포로 만들었기 때문에 임상적용 시 이론적으로 면역거부반응이 없다는 것과, 난자나 수정란을 사용하지 않아도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iPSC를 개발한 야마나카는 2013년 노벨 생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줄기세포의 무한한 가능성

줄기세포의 불멸성과 다분화능은 연구적으로는 사람의 발생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실험 모델(in vitro model)을 제공합니다.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을 연구함으로써 발생 및 분화과정에 작용하는 유전자들을 밝힐 수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추후 약물개발과 유전자치료 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줄기세포로부터 얻은 균질한 사람의 조직이나, 세포를 대상으로 약물검사, 독성검사를 수행하게 됨으로써 신약개발이 활발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줄기세포가 미래에 갖는 최고의 가치는 훼손된 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세포나 조직을 다량으로 얻을 수 있게 되어 난치병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발생하며, 치료법으로 태아의 뇌조직을 이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태아의 뇌조직을 이식하는 것은 그 수량도 매우 한정적이며 윤리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합니다.

만약 줄기세포를 도파민성 신경원세포로의 분화를 유도시키면 도파민성 신경원세포를 다량으로 얻어내어 파킨슨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인슐린을 분비하는 β세포를 다량으로 얻게 되면, 인슐린 주사에 의존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사례에 따르면 줄기세포를 통하여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으며, 무릎 관절염 재생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

그러나 이렇게 큰 가치를 지닌 줄기세포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분화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배아줄기세포는 주로 수정란에서 분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배아에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논쟁에 불을 지핀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데, 2005년 황우석 박사의 논문들이 조작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인간배아복제가 정말 가능한지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동물복제 경험을 가진 연구팀이 쉽게 구하기 힘든 인간 난자를 2200개 이상 사용했음에도 제대로 된 줄기세포를 단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었습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간배아복제 연구는 크게 위축되었고,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윤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연구를 진행할 과학자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한 달에 한 개의 난자를 배란하므로 실험에 필요한 다량의 난자를 얻기 힘든 실정입니다. 많은 난자를 인위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각종 신체검사를 받은 후 월경이 시작되면 3~4일 후부터 과배란제를 맞게 되고 10~15일 정도 지나면 마취를 한 후 긴 관을 삽입해 난자를 꺼냅니다. 이 과정은 여러 종류의 후유증을 유발하는데, 이 시술을 받은 여성의 상당수가 복통과 우울증을 경험하며 심한 경우 복수나 가슴에 물이 차거나 난소암이나 불임에 이르기도 합니다.

반면, 야마나카 박사 연구팀이 발견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는 난자나 배아를 사용하지 않고도 만능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걸림돌이었던 종교적, 그리고 생명 윤리적 논쟁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윤리적 논쟁을 잠재운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발견

야마나카 박사 연구팀4가지 인자(c-Myc, Oct4, Sox2, Klf4)를 일반 체세포에 전달해 주어 역분화를 유도해 줄기세포를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술을 개발하여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iPSC는 난자나 배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 논쟁을 피할 수 있으며 만능성 (pluripotent)을 가지기에 심장, 췌장, , 피부, 신경 등 다양한 장기로 분화가 가능하므로 난치병 및 장기이식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iPSC를 이용한 재생의학 기술은 줄기세포 연구 분야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정부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서서 잠재적 가능성이 큰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1. Tao Tan, Juan Carlos Izpisua Belmonte, Chimeric contrubution of human extended pluripotent stem cells to monkey embryos ex vivo, Cell, Vol 184, 21.04.15.

2. 김병수, 황우석 사태 이후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사회과학연구 제262, 2014.02

3. 황동연,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 (Reprogrammed Pluripotent Stem Cell), Molecular and Cellular Biology News, Vol 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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