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 열대야 때문에 밤에 잠도 못 이룰 지경인데요, 이제 외출을 할때면 휴대용 손 선풍기는 꼭 챙겨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7월,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휴대용 선풍기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을만큼의 전자파가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손풍기 괴담은 사실일까요? 이번 게시글에서는 휴대용 손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와 관련된 괴담의 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손 선풍기, 위험합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10대의 손, 목, 휴대용 손 선풍기를 대상으로 전자파 발생량을 측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9대의 선풍기에서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한 전자파 세기를 넘어서는 수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 수치는 발암가능 기준인 4mG의 최소 약 50배에서 최대 224배까지 크게 상회하였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손 풍기, 안전합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주장을 반박하며 휴대용 선풍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인체보호기준을 충족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과연 이 두 기관의 의견 차이는 왜 발생한 것일까요? 바로 측정 방법과 적용 기준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다음에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두 기관이 사용한 계측 장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휴대용 손 선풍기의 전자파를 측정하는 방법이 서로 달랐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전자파 계측기를 사용하였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제표준에 따른 국립전파연구원의 계측기를 사용하였습니다.
3000만원 첨단 장비 VS 17만원 계측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환경보건시민센터의 계측기는 선풍기 모터 부분의 코일에서 발생하는 넓은 범위의 주파수를 구분하지 못하고, 전자파 측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안테나의 크기도 국제 표준과 크게 달라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재미있게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파정책국장은 자신들이 사용한 장비는 3000만 원에 달하는 첨단 계측 장비인데 비해,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사용한 계측기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17만 원짜리 장비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사실 두 기관의 측정값 자체는 비슷할수도 있다!
그런데, 위 두 기관의 측정값은 사실은 비슷한 전자파 세기를 나타내고 있을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국립전파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국립전파연구원의 계측기는 프로그램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주파수의 전자파를 합산하여 인체보호기준의 몇 퍼센트인지만 표시하게 되어 있다”라고 언급하며, 인체보호기준의 2.2~37% 수준이라고 발표한 점을 미루어보아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측정값가 크게 다르지 않을수도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단순히 설명하자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비슷한 측정값을 보고도 다른 결론을 내린 것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서로 다른 비교 기준? 어느 기준이 더 신뢰도가 높을까?
결국, 위 두 기관이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는 비교 기준에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측정값이 인체보호기준(60Hz 주파수 기준 833mG 이하)을 만족하는가를 확인하였고,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측정된 전자파가 WHO에서 제시한 발암가능 기준(주파수 구분 없이 4mG 이상)을 넘어선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다만, 백정기 충남대학교 전파정보통신공학과 명예교수는 "WHO의 연구에서 발암가능성을 보이는 4mG 기준은 고압송전선로와 관련한 일부 연구에서만 나온 수치일 뿐, WHO에서도 이 연구가 증거가 적더라도 발암 가능성을 0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인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전자파 연구에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국제비전리복사보호위원회의 기준(인체보호기준)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만약, 4mG을 넘는 것이 문제라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손풍기는 안전합니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이렇게 하세요!
종합해보면, 휴대용 손 선풍기에서는 다른 전자기기들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전자파만 발생합니다. 다만, 정 걱정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손 선풍기와 얼굴 사이의 거리를 가능한 멀리 떨어뜨려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전자파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며, 손풍기 없이는 외출도 못하는 날씨가 되었습니다. 전자파 괴담에 너무 무서워하지 마시고, 지혜롭게, 그리고 건강하게 여름을 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좋은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참고문헌
- 김윤주, ‘손풍기’ 써도 될까?... 정부-환경단체 전자파 문제 ‘핑퐁’, 한겨례, 2022.08.
- 에디터Kim, 휴대용 손 선풍기의 전자파는 발암물질이다?, E로운매거진, 2022.08.
- 양민철, 휴대용 선풍기 전자파, 위험하다 vs 아니다... 누구 말이 맞나?, KBS 뉴스, 2022.08.
휴대용 선풍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백혈병 유발하는 휴대용 손 선풍기? 전자파는 정말 인체에 해로운가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손풍기라고도 불리는 휴대용 선풍기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 중인 손 선
dr-healthcare.tistory.com
휴대용 손 선풍기를 쓰면 암에 걸린다고? 전자파의 위험성, 전자파 노출을 최소화 하는 방법
덥고 습한 여름, 휴대용 선풍기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휴대용 선풍기가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를 발생시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여 논란이 되었습니
dr-healthcare.tistory.com
댓글